눈물 속에 그리운 자유

지평선 너머로 예수의 긴 그림자가 넘어간다.

인생의 찬밥 한 그릇 얻어먹은 예수의 등 뒤로

재빨리 초승달 하나 떠오른다.

고통 속에 넘치는 평화,

눈물 속에 그리운 자유는 있었을까.

......


목이 마르다.

서울이 잠들기 전에 인간의 꿈이 먼저 잠들어 목이 마르다.

등불을 들고 걷는 자는 어디 있느냐.

서울의 들길은 보이지 않고,

밤마다 잿더미에 주저앉아서 겉옷만 찢으며 우는 자여.

총소리가 들리고 눈이 내리더니,

사랑과 믿음의 깊이 사이로 첫눈이 내리더니,

서울에서 잡힌 돌 하나, 그 어디 던질 데가 없도다.

......

낙엽들은 떠나기 위하여 서울에 잠시 머물고

예수는 절망의 끝으로 걸어간다.

목이 마르다.

- 정호승의 시 "서울의 예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