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608 / 740




반성 608


김영승
          
           
어릴 적의 어느 여름날
우연히 잡은 풍뎅이의 껍질엔
못으로 긁힌 듯한
깊은 상처의 아문 자국이 있었다

징그러워서
나는 그 풍뎅이를 놓아 주었다

나는 이제
만신창이가 된 인간

그리하여 주主는
나를 놓아 주신다

반성 740
김영승
어둠-컴컴한 골목
구멍가게 평상 위에 난짝 올라앉아 맥주를 마시는데
옛날 돈 2만원 때문에
쫓아다니며 내 따귀를 갈기던
그 할머니가
어떻게 나를 발견하고 뛰어와
내 손을 잡고 운다

머리가 홀랑 빠졌고 허리가 직각으로 굽었고......

나도 그 손을 잡고
하염없이 울었다

.........